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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인상 말하는 중앙은행들 VS 믿지 않는 시장

중앙은행의 정책 발표는 한때 시장 움직임을 이끄는 규칙서처럼 여겨졌지만, 더 이상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사례를 보면, 연준은 금리를 2007년 이후 최고치로 25bp 인상했지만 트레이더들은 연준 경로 변경 시각에 초점을 맞췄고, 이에 S&P500지수는 5개월 만의 최고치로 올랐다.

채권시장은 연말까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계속 반영했다.

유로존 시장 역시 유럽중앙은행(ECB)이 2일 금리를 50bp 인상하면서 3월 이후에도 같은 폭의 추가 인상을 약속했지만 랠리를 펼쳤다.

스톡스600 주가지수는 4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고,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근 1년 만의 최대폭인 23bp 하락했다.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도 ECB가 긴급 부양책을 발동했던 2020년 코로나19 위기 이후 일일 최대폭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피델리티인터네셔날의 살만 아흐메드 거시 및 전략 자산 배분 글로벌 헤드는 "현재 시장은 '당신은 지금 원하는 것에 대해 말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당신이 생각을 바꿀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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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son ReutersThe race to raise rates The race to raise rates

◆ 중앙은행과 시장의 괴리

투자자들은 시장은 이미 인플레이션이 고점에 달했다는 믿음으로 움직이고 있기에 중앙은행들이 무엇을 약속하든 현재는 덜 중요하게 여겨진다고 말한다.

시장은 또한 시간을 두고 나타나는 금리 인상 효과가 세계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며, 이에 올해 후반 금리 인상 경로가 바뀔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연말까지 최소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ECB의 경우 매파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2일 시장의 최종 금리 전망은 기존의 3.4%에서 3.25% 부근으로 낮아졌다.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셔먼 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 완화를 언급하며 "현재 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리나, 결국 어느 시점에서는 낮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작년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후 6.5%로 하락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에너지 위기로 타격을 입은 유로존의 경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지난달 8.5%로 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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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son ReutersOff to a great start

◆ 중앙은행의 사정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강경하게 말할 만한 이유가 있다. 시장이 강해지면 긴축 노력이 상쇄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인베스코의 세바스찬 맥케이 다중자산 펀드 매니저는 "(중앙은행들은) 다소 매파적인 모습을 보여왔으나, 시장은 믿지 않고 있다"라며 "중앙은행의 매파적인 모습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약화됐다"라고 덧붙였다.

시장은 또한 주요국 경제가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고,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을 중단시킬 정도로 둔화되는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있다.

한편, 금주 주요 중앙은행 정책회의 이후 주요 자산군은 그간의 랠리를 이어갔다.

미국 S&P500지수와 유럽의 스톡스지수는 올해가 시작되고 각각 8% 넘게 올랐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미국 국채 지수 (.MERG0Q0)는 약 3% 상승했다.

영국 국채 수익률도 2일 영란은행이 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을 수 있음을 신호한 후 급락했다.

HSBC자산매니지먼트의 조셉 리틀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국채 가격은 코로나 봉쇄에 따른 에너지 가격 충격과 공급망 문제가 "더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에 힘입어 랠리를 보이고 있고, 주식과 회사채는 완화된 인플레이션이 기업 이익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투자자들은 시장이 시간을 두고 나타나는 통화긴축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피델리티의 아흐메드는 "누군가는 긴축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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