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utersReuters

삭소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의 대담한 내년 시장 전망

일부 투자은행들이 가능성이 낮아보이는 다소 충격적인 내년 시장 전망을 내놓았다. 이들의 전망은 언뜻 터무니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다사다난했던 올해를 돌아봤을 때 아주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작년 이 시기에도 서방국가들의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율, 미국의 40년 만의 최대폭 금리 인상,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 등의 전망은 지배적인 의견이 아니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전 세계 거시경제 환경, 정책ㆍ정치적 역학 등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불확실해졌고, 평균적인 경제분석ㆍ시장모델은 거의 들어맞지 않았다.

이런 배경 속에서 삭소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는 각각 '터무니없는 예측', '2023년 시장 서프라이즈'라는 주제로 내년 전망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삭소은행 애널리스트들은 노트에서 "가능성이 낮고 과소평가된 이벤트들이 만약 발생한다면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정치ㆍ대중문화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 로버트센 스탠다드차타드 리서치 담당자는 "이런 시나리오들은 상호 독립적이며 경제적ㆍ지적으로도 서로 일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놀라운 점은 이 시나리오들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역외 위안/달러 환율이 6.40위안까지 내리는 것? 유로/달러 환율이 1.25달러까지 오르는 것? 나스닥지수가 50% 더 하락하는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탄핵 당하는 것? 유럽연합군이 탄생하는 것? 공식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광범위한 가격 제한이 이뤄지는 것? 언뜻 보기엔 이런 주장들은 가능성이 매우 낮아보인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의 정치적ㆍ경제적ㆍ금융적 혼란을 돌아보면, 이런 시나리오들이 완전히 터무니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심지어 이들 두 개 은행들이 이전에 내놓았던 과감한 전망들 중 실제 실현된 것들이 있다.

chart
Thomson ReutersNASDAQ at 6000?

먼저 스탠다드차타드가 내놓은 위안과 유로 전망을 살펴보면, 우선 달러/위안 환율이 6.40위안이 되려면 위안 가치가 현재보다 약 9% 정도 절상되어야 하는데 작년 위안이 9% 절하된 것을 감안하면 그리 비현실적인 전망은 아니다. 또한 달러/위안 환율은 불과 8개월 전 6.40위안을 기록한 바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빌 애크먼이 홍콩달러 페그제가 39년 역사를 마감하고 폐지될 것이라고 베팅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차라리 이보다는 스탠다드차타드의 전망이 더 실현 가능성이 있어보이지 않는가?

마찬가지로 유로/달러 환율이 20% 오른 1.25달러를 기록하는 것도 터무니없는 전망은 아니다. 유로는 9월까지만 해도 2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미 그 이후 10% 반등한 상태이다.

이런 환율 전망들이 실현되기 위한 경제ㆍ금융ㆍ정치적 환경이 조정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만약 우크라이나 사태가 급작스럽게 종식된다면 앞서 말한 전망에 반해 베팅하는 것이 오히려 어려울 것이다.

도이치방크의 내년 기본 경제 전망에는 심지어 유럽 경제 성장률이 미국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삭소은행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된다고 하더라도 유럽연합군이 구성된다면 유로/달러 환율이 1.25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삭소은행은 유럽연합군이 구성된다면 10조유로 규모의 자금이 회원국들의 신규 채권 발행으로 충당될 것이며, 이로 인해 투자가 크게 촉진되고 유럽 국채 시장의 통합이 상당히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chart
Thomson ReutersGold - annual change

chart
Thomson ReutersGold at $3,000?

올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중앙은행들은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다면 내년에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다. 그런 배경에서 두 은행은 금값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스탠다드차타드는 금값이 30%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고, 삭소은행은 약 70% 올라 온스당 3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 수준을 기록한 것은 지난 1979년이 마지막이다. 올해는 1970년 후반과 1980년대 초반과 비슷한 상황이 수도 없이 일어났다. 따라서 금값이 이 수준까지 오르지 못할 이유도 없다.

때론 터무니없어 보이는 전망이 시간이 지나면 맞는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삭소은행은 2015년 브렉시트와 2017년 비트코인 가격 급등을 미리 예상한 바 있으며, 스탠다드차타드는 작년 농산물 가격이 급등해 식료품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만약 당신이 충분한 진흙을 벽에 던진다면 일부는 달라붙을 것이다. 두 은행들의 대담한 내년 예상 중 어떤 것이 적중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삭소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의 내년 전망 시나리오:

  • 삭소은행: 에마뉘엘 마카롱 프랑스 대통령 사임, 억만장자들의 수 조달러 규모의 에너지 관련 맨해튼 프로젝트 결성, 중앙은행들의 인플레이션 억제 실패로 금값 온스당 3000달러 기록, 유럽연합군 구성, 2030년까지 모든 육류 생산 금지 국가 간 합의, 브렉시트 취소 국민투표 실시, 공식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광범위한 가격 통제 도입, 중국ㆍ인도ㆍOPEC+ 국가들의 국제통화기금(IMF) 탈퇴 및 새로운 거래 방식 도입, 일본의 달러/엔 페그제 도입, 조세피난처 규제 등

  • 스탠다드차타드: 브렌트유 가격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급락, 유로/달러 환율 1.25달러로 상승, 연방준비제도 200bp 금리 인하, 나스닥지수 50% 하락해 6000포인트 기록, 달러/위안 환율 6.40으로 하락, 식료품 가격 급락으로 디플레이션 우려 증폭, 금값 30% 상승, 미국 공화당 의원들 조 바이든 대통령 탄핵

* 칼럼원문

이 뉴스를 읽으려면 로그인하거나 평생 무료 계정을 만드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