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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뺨쳤다"…'화웨이 전기차' 15개월 만에 10만대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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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토종 전기자동차 기업과 함께 개발한 전기차가 출시 15개월 만에 1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중국 전기차 선발 주자들보다 빠른 페이스다.

30일 제일재경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업체 사이리스의 '아이토 M5'가 지난 27일 10만 번째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했다. 지난해 3월5일 판매를 시작한 지 15개월여 만에 세운 기록이다. 전기차 시장 성숙도에 차이가 있어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중국 전기차 선두주자로 꼽히는 웨이라이(NIO)나 샤오펑은 10만대 판매까지 6년 이상 걸렸다.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는 12년 만에 10만대를 판매했다.

아이토는 화웨이와 사이리스가 합작 설립한 스마트카 브랜드다. 두 회사는 2026년까지 10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스마트카는 전기차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등 각종 첨단 기능을 접목한 차량이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로 기존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을 사실상 접은 이후 2020년을 전후해 스마트카를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다만 전기차 등 자동차 사업에 화웨이 브랜드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화웨이는 미국의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를 포함한 모든 제품과 기술을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구매할 수 없는 제재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가 제조할 수 있는 저사양 반도체를 활용해 스마트카 관련 부품을 개발한다.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전자기가 운영체계인 훙멍(하모니) OS도 스마트카에 적용한다.

화웨이는 스마트카 사업을 위해 사이리스 외에도 광저우자동차, 베이징자동차, 창안자동차 등과도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광저우차 등 대형 국유기업들은 화웨이가 개발 과정부터 간섭을 너무 많이 한다는 이유로 합작을 중단했다. 화웨이도 합작 관계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면서 전장부품을 보다 많이 넣을 수 있는 중소 업체들과의 협업에 주력하고 있다.

아이토 M5는 중형 스포트유틸리티차량(SUV)으로 가격은 25만~33만위안(약 4600만~6100만원)이다. 경쟁 차종으로는 테슬라 모델Y(26만~36만위안)가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