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제 막 시작인건가?#SVB #금융위기 #고금리
요즘 실리콘밸리 은행(SVB)을 포함한 여러 중소형 은행들의 파산으로 참 시끄럽습니다. 유례없는 속도로 금리를 인상한 연준의 무리수로 인한 부작용이 이제서야 하나 둘씩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투자자들은 하나 같이 이런 의문이 듭니다. ‘2008년때도 리먼 브라더스 은행의 파산을 시발점으로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번에도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되는 거 아니야?’ 참고로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세계적인 투자자 레이 달리오는 최근 사태를 ‘탄광 속의 카나리아’로 비유하면서 암울한 금융시장의 앞날을 예고했습니다. 그는 지금 경제가 인플레이션과 크레디트의 증가폭 축소로 부채를 줄이는 사이클에 진입했으며 SVB 파산은 이러한 사이클에서 거품이 꺼질 때의 전형적인 초기 신호라고 진단했습니다.
현재 운용사들을 비롯한 수많은 금융 기관들과 경제학자들은 앞으로 직면할 새로운 위기들을 미리 감지하기 위해 갖가지의 방법론과 분석 수단을 통해 각 시중 은행들의 견고성, 안정성, 신용 등을 평가하느라 바쁠 겁니다. 저는 제도권 출신 투자자가 아니지만 약간의 조사를 통해 은행권 기업들의 진단법에 대해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개인투자자는 기관만큼의 정보력이 없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의 최근 데이터들을 구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큰 틀에서 대충 어떤 식으로 은행들의 재무제표, 자본비율, 부채비율, 자산 건전성 등을 파악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투자자로서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은행은 크게 다섯가지의 기준으로 건실성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뭐 사실 이정도 레벨은 대학교 교제애도 나올 수준이긴 하지만 알아서 나쁠 건 없겠죠. 첫번째는 은행의 유동성과 자본 적정성, 두번째는 은행 자산과 부채의 집중도 및 분산도, 세번째는 은행의 대출상품 및 투자의 품질과 성과, 네번쨰는 은행 고객과 이해관계자들로 부터의 평판과 신뢰도, 마지막으로 다섯번째는 외부 충격 및 시장 상황에 대한 취약성입니다. 각 항목의 가중치가 물론 다르겠지만 크게 이렇게 나눠 볼 수 있으며 세부적으로 어떻게 스코어 되는지는 아래 자료에 제가 설명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해보시 길 바랍니다.
자 그리고 여섯 번째 기준은 뭘까요? 바로 저를 포함 여기 계신 분들이 좋아하는 차트입니다. 물론 기술적 분석만을 가지고 특정 은행이 안전하네 혹은 파산할 수도 있겠네 라고 하는 게 매우 비약적일 수 있지만, 주가가 폭락하면 회사가 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며 뉴스 헤드라인에도 꼭 주가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얘기해줍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술적분석을 통해 도출한 주요 지지구간을 지켜주거나 떨어졌어도 주요 저항구간을 다시 돌파해주고 올라와준다면 어느정도 파산할 가능성이 감소한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아래는 최근에 파산설 및 위기설이 돌고 있는 은행 차트들 몇 개 가지고 와봤습니다.
가장 먼저 지난 해부터 악재의 연속이었는데 이번에 거의 파산할 뻔한 크레딧 스위스 은행 주봉 로그 차트입니다. 사실 차트 상으로는 이러한 악재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부터 어느정도 상황이 많이 안 았다는 걸 미리 알 수 있었을 겁니다. 잘 보시면 빨간색 하락 채널 하방이탈이 작년 가을쯤에 나오고 리테스트 저항 받은 후 계속 하방 압력을 받아왔습니다. 차트를 보는 사람이었다면 저기가 뚫릴 때 손절을 쳤거나 적어도 뚫린 이후에 매수를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현 상황으로는 검정색 채널을 상방돌파 해준다거나 빨간색 채널 내로 재진입을 해줄 때 까진 더 기다리는 게 좋지 않을 까 싶네요. 저항 구간은 3.90~4.20과 6.30~6.90입니다.
다음은 SVB 붕괴로 큰 압박을 받고 있는 First Republic Bank 주봉 로그 차트입니다. 여기는 SVB와 비슷한 고객층을 가지고 있어서 위기설이 돌고 있는데요. 차트만 봐도 살벌해보입니다. 차트 상으로는 가장 먼저 검정색 상승 채널 하방이탈이 나왔을 때 첫번째 위기를 감지해볼 수 있었을 겁니다. 그 다음으로는 빨간색 하락 추세선과 0.618 되돌림이 겹치는 주요 지지구간을 이탈했을 때입니다. 누가 봐도 저 구간에선 숏을 쳤으면 쳤지 롱을 칠 만한 자리는 아니죠. 고려중인 저항 구간은 39.90~ 42.50, 52.80~ 56.20, 그리고 65.60~69.90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미 이번에 파산 신청을 한 시그니쳐 은행입니다. SVB 다음으로 부도 난 이 은행은 다른 상품들에 비해서 아직 하이 리스크로 여겨지는 암호화폐 산업에 과도하게 투자를 해서 망한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투자자들과 은행 사람들은 차트 상으로 주요 매물대와 장기 상승 추세선 등을 이탈할 때 느낌이 쎄했을 겁니다. 위기설에 오른 다른 은행들에 비해서 그렇게 급격한 하락이 나오진 않았네요.
결론적으로, 그 아무리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은행들조차 예상치 못한 금융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쪽 금융 세계에는 100% 확실한 것이 없으며 투자자로서 금융 기관의 건실성을 평가하는 다양한 지표들을 이해하고 활용하여 전반적인 리스크를 관리해야 합니다. 특히, 요즘처럼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리와 통화정책 등이 급변하는 시대에는 일시적인 외부 충격이나 시장 변화에 매우 취약한 기업들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차트에만 너무 의존하지 말고 이런 거시적 경제 상황과 이슈들을 면밀히 살피고 원칙에 따라 대응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성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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