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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하락추세 재개 가능성"…'다시 2200선' 전망도

코스피지수가 이렇다할 호재나 악재 없이 3주째 24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달 들어 반등세를 연출하고는 있지만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 전문가들은 12월 주식시장에 대해 "이달보다 비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이 예상된다"며 상하단이 모두 제한되는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2400선에서의 적극적인 대응은 최대한 자제하라는 조언이 함께 제시됐다.

29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12월 코스피 예상 밴드(등락 범위)는 2300~2500선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신증권(2280~2510선), 교보증권(2300~2500선), 키움증권(2310~2540선), 현대차증권(2330~2550선) 등이다. 다시 2200선으로 돌아갈 것이란 전망도 일부에선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숨고르기' 장세에 진입했다고 봤다. 전반적으로 증시 분위기가 호전되고는 있지만, 예상보다 빠른 반등으로 인해 코스피나 나스닥 모두 기술적으로 단기 매물 부담이 쌓여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이달 말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12월에 예정된 매크로·수급 측면의 주요 이벤트는 13~14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 올 10월과 11월 급반등 랠리의 주역이었던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감은 호재성 재료로서의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때문에 향후 관건은 최종금리 수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월 FOMC에서 최종금리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FOMC 결과 발표 직전일에 예정된 1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중요한 재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FOMC 기간 중 발표되는 만큼, 금번 CPI 결과가 12월 FOMC에 직접적인 영향은 주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CPI가 재차 상승할 경우 시장은 12월 FOMC 결과를 막론하고 인플레이션발 악재를 다시 가격에 반영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한편 '외국인 순매수'의 강도가 내달엔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짙다. 앞서 최근 두 달간은 중국 회피(차이나런) 대체 수요와 우리 증시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매력 부각, 원화 강세 등의 요인에 힘입어 외국인 순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수급상 증시에 동력을 제공한 바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500~2800선에선 상승에 힘을 실어줄 만한 근거가 없다면 굳이 외국인 매수를 기대할 만한 영역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며 "만약 이 영역에서도 외국인 매수가 강화된다면 아마 거시여건이나 기업 영업환경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는 특별한 이유가 나왔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2200선을 12월 하단으로 제시한 대신증권은 경기악화가 계속되면서 침체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단기간에 방향성이 전환되는 건 불가능하다고 관측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코스피 상승의 주된 동력이었던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12월 FOMC에서 2023년, 2024년 점도표 상향조정으로 투자자들의 금리인하 기대를 제어하려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달러 반등이 재개될 경우 외국인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질 수밖에 없고 코스피 변동성 확대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추가적 상승을 위해선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 강해지든지, 실적 전망 상향조정이 가시화되든지 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펀더멘털 둔화로 증시 하방압력이 확대되면서 증시 하락추세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중 확대 기회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 적극 대응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