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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창업투자회사와 벤처캐피털 공동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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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자산운용사가 창업투자회사 등 벤처캐피털(VC)과 벤처투자조합을 공동으로 운용(co-GP)할 수 있게 된다. 2020년 벤처투자법 시행령 제정으로 원칙상으로는 가능했으나 금융투자업규정에 따라 실질적으로는 막혀 있던 일이다.

7일 금융위원회는 이날 제11차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번 회의에서 사모펀드 관련 불건전영업행위에 대한 명시적 규정을 마련했다. 집합투자업자가 자본시장법에 따른 펀드와 타법상 펀드를 동시에 운용하는 경우 이 펀드들 간 자전거래, 교차·순환투자를 금지했다. 일반 사모펀드와 기관 전용 사모펀드가 한 투자목적회사(SPC)를 공동 운용해 투자하는 하는 일은 불건전영업행위로 규율했다. 작년 만든 가이드라인을 규정화했다.

그간엔 자본시장법상 펀드와 벤처투자법을 비롯한 타법상 펀드 사이 자전거래 등에 대해 별다른 규정이 없었다. 자산운용사는 자본시장법과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시행령을, 벤처투자조합은 벤처투자법을 따른다. 규정이 없다보니 금융감독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자산운용사와 VC의 벤처투자조합 공동 운용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로 명시적 규율이 생기면서 자산운용사와 VC의 co-GP 길이 실질적으로도 열리게 됐다. 자산운용사는 겸영 업무를 수행하고 2주 내에 금융감독원에 사후보고하면 된다.

다만 이번 조치가 작년부터 얼어붙은 스타트업·벤처 투자시장에 큰 도움이 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스타트업계의 중론이다. 한 VC 관계자는 “이미 자산운용사는 창업투자회사 라이선스를 따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할 수 있었다”며 “VC나 자산운용사가 애초에 각자 단독으로 할 수 있었던 일을 함께 할 수 있게 된다고 해서 시장에 자금이 새로 확 풀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VC 관계자는 “요즘은 출자자(LP)를 구하기가 힘든 환경이라 일부 도움은 될 것”이라며 “500억원짜리 펀드를 공동으로 마련할 때 자산운용사가 200억원을, VC가 300억원을 모아오는 식으로 협업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위는 이날 사모펀드의 SOC 사업 투자에 대한 규정에 대해 일부 예외 방침도 마련했다. 기존엔 사모펀드가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른 SOC 사업 시행 목적 법인에 투자하는 경우 지분을 취득일로부터 15년 이내에 처분해야 했다. 앞으로는 사모펀드가 이에 대한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금융위는 "SOC 사업은 통상 30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다는 사업적 특수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