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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는 국제 유가…원유 ETF 투자자들도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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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채한도 협상, 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와 비OPEC 산유국) 정례회의 등을 앞두고 국제 유가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 중이다. 이에 따라 원유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선물 가격을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ETF에 모두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6일 ETF체크에 따르면 KODEX WTI원유선물(H)에는 지난 19일부터 전날까지 18억9700만원이 순유입됐다. 이 ETF는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지수를 추종한다. 유가가 오르면 수익률도 오르는 구조다.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는 반대다. 같은 지수를 역으로 추종한다. 유가가 내려야 수익률이 오른다. 통상 일반 ETF와 인버스 ETF 자금 유입은 역의 관계를 갖지만, 이번 주에는 이 인버스 ETF에도 11억4600만원이 순유입됐다. 누군가는 국제 유가 상승에, 다른 누군가는 국제 유가 하락에 베팅한 셈이다.

투자자들의 전망이 엇갈릴 만큼 최근 국제 유가는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수요와 공급 모두가 불안한 탓이다. 전망치를 하회하는 중국의 실물경기 지표, 미국 부채한도 합의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수요 부진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공급은 더 복잡하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최근 OPEC+의 추가 감산 가능성을 암시했다. OPEC+와 공고한 유대를 맺고 있는 러시아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반대로 "이번 OPEC+ 정례회의에서 새로운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사이 국제 유가는 요동치고 있다. 전날 WTI 7월물은 3.38% 급락하며 배럴당 71.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올랐던 상승폭을 하루 만에 모두 반납했다. 연중 변동폭은 훨씬 더 크다. 지난 3월 66.74달러까지 내려갔던 WTI 가격은 한 달만에 83.26달러까지 치솟았다. 5월 초 다시 68.56달러까지 폭락한 뒤 회복해 지금은 70달러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은 국제 유가 하락보다는 상승에 조금 더 무게를 싣는 경향을 보였다. 순자금 유입 기준을 한 달로 넓혀보면 KODEX WTI원유선물(H)에는 총 173억2600만원이 들어왔다. 반면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 TIGER 원유선물인버스(H)에서는 각각 172억500만원, 69억6300만원이 순유출됐다.

운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중국의 등유, 경유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9% 증가했다"며 "리오프닝 이후 수요 증가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