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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훈풍에 늘어나는 증시 낙관론…"6월도 오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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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인기와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이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가 6월에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부채한도 협상과 경기 둔화 등 악재가 남았지만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어 증시는 우상향 할 것이란 분석이다.

반도체 훈풍에 "6월도 오를 듯"

3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사 248개의 내년도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액은 241조4500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전(240조4249억원)에 비해 소폭 상향됐다.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1개월 사이 9.6% 상향되는 등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이 많아지면서 전체 이익 전망도 증가했다.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2월말 7329원 수준에서 전날 8355원으로 3개월 만에 13.9% 올랐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면서 증시 낙관론을 펴는 증권사들도 많아지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증시 전망 보고서를 내고 6월 코스피지수 예상 변동폭(밴드)을 2400~2650 사이로 제시했다.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회복되면서 증시가 상승추세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연간 실적 전망은 점차 상향되고 있다”며 “미국 부채한도 협상과 추가 금리인상 우려 등 악재가 남아있지만 단기 등락을 극복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라고 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최근 발표한 증시 전망 보고서에서 엔비디아의 호실적 전망으로 6월 증시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다운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실적 가이던스가 상향되면서 반도체 업종의 전체적인 실적 전망이 함께 상향됐다”며 “글로벌 펀드 자금도 최근 5주 사이 순유출에서 순유입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이달 반도체주를 쓸어 담고 있는 외국인도 증시 낙관론의 근거로 꼽히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조1197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순매수액(1조9705억원)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8876억원을 순매수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 발표 이전부터 외국인은 국내 반도체주를 매입하면서 업황 개선에 미리 대비하고 있었다”며 “업황이 본격 개선되진 않았지만 시장은 회복 초입에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AI 기대 과도" 우려도

일각에서는 AI에 대해 거는 기대가 지나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주(5월22~26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0.7% 상승했지만, S&P500 지수는 0.3%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도 같은 기간 'KRX 반도체 Top 15' 지수가 3.48% 상승했지만 코스피지수는 0.83%만 상승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AI에 시장이 집중하는 국면이 소강 상태로 접어들면 시장 관심이 잊혀지고 있던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쪽으로 재차 이동할 수 있다"며 "지난주 발표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의 오름세가 예상보다 강해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고 했다.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대기자금도 최근 증가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대차거래잔액은 63조1271억원이다. 올해 들어 최대치다. 국내에서는 무차입 공매도가 불가능해 대차거래가 늘어나는 것은 통상 공매도 대기자금이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이미 하락한 상황에서 출발한 상반기보다 하반기 증시가 더 좋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는 박스권을 예상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