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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없다"…금투세 도입 앞두고 증권사 '대혼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증권사가 과세 시스템 구축에 애를 먹고 있다. 당장 내년 시행될 경우에 대비해야 하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서다. 설령 구축하더라도 안정적인 가동은 어려울 것이란 게 증권가 안팎의 우려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금투세 유예안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금투세 시행 여부가 좀처럼 결론 나지 않고 있다. 앞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여야 논의에 진척은 없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금투세 시행을 2년 뒤인 2025년으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투세는 당초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그간 줄곧 금투세 강행을 고수하던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조건부 찬성으로 기존 입장을 바꿨다. 정부와 여당이 내세운 2년 유예안은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증권거래세 인하와 상향된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요건 철회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금투세란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에서 발생한 수익 중 연간 기준 5000만원이 넘는 부분에 대해 22%(지방세 포함)를 분리과세하는 제도다. 3억원 초과분에 대해선 27.5%(지방세 포함)가 매겨진다. 현재 비과세인 '대주주가 아닌 사람의 양도차익'도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금투세는 반기에 한 번씩 원천징수된다. 투자자는 비과세에 해당하는 연간 5000만원 수익에 대해 공제받으려면 과세 연도 전년 10~12월 기본공제를 별도로 신청해야 한다. 여러 금융회사에서 공제액을 나눠 신청할 수 있다. 기본공제를 신청하지 않으면 수익이 5000만원 아래더라도 과세된다.

금투세 시행 시 개인투자자들의 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는 "신청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며 "개인이 스스로 하는 건 전문지식 없이는 어려운 만큼 불필요한 세무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야 대치가 길어지면서 당장 내년 시행에 대비해 원천징수시스템 등 각종 전산을 구축 중인 증권사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더 문제다. 법령을 자체적으로 해석해야 하는데 해석의 여지도 많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금융투자협회(금투협)가 각 증권사로부터 받은 질의에 답변을 단 가이드라인을 올 7월에 이어 지난달 23일 추가로 전달했지만 모든 궁금증을 해소하기는 한계가 있다. 또 해당 가이드라인은 증권사들의 실무 처리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한 참고자료로 과세당국의 해석이 아닌 만큼 불완전한 측면도 있다.

개발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금투세가 내년 시행되는 일정에 맞춰 당장 한 달 안에 준비를 마쳐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A증권사 관계자는 "개발할 때 궁금한 점이 있으면 당국에 물어보고 답변을 받고 시스템 구축에 반영할 필요가 있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증권사들이 내년 시행을 전제로 준비하고 있는 만큼 당장 가동하라고 하면 할 순 있겠지만 대혼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금투세 도입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B증권사 관계자는 "금투세 시행이 확정돼야 개발 방향을 잡을 수 있는데 이게 안 되고 있는데 따른 애로사항이 크다"고 말했다.

C증권사 관계자는 "모든 금융회사에서 동일한 세금이 떨어지느냐가 문제다. 이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며 "증권사들이 요건을 같게 해석하면 그럴 일은 없겠지만 다르게 해석하게 된다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그래서 금융·과세당국과 소통을 거쳐 오랜 기간 테스트를 진행하며 보완하는 등의 과정이 필요한데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얘기가 현업에서 흘러나온다. 최소 3~6개월은 더 있어야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