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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2차전지 장착…큰손들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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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를 본업으로 하면서 2차전지 사업을 확대하는 ‘하이브리드’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는 가운데 2차전지 사업의 성장성도 부각되고 있어서다. 반도체로 벌어들인 든든한 현금을 바탕으로 신사업에 투자하고 있어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도체+2차전지 기업 주가 ‘씽씽’

7일 신성이엔지는 6.74% 오른 2295원에 마감했다. 최근 한 달간 10% 넘게 오르며 같은 기간 4% 오른 코스피지수를 크게 앞섰다. 동진쎄미켐, 코윈테크도 한 달 사이 각각 18.5%, 16.3% 올랐다. 한솔케미칼, 에스에프에이 등은 올해 저점 대비 20~30% 오르며 회복세를 타고 있다.

이들 종목은 반도체 사업을 바탕으로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하는 공통점이 있다. 한솔케미칼은 국내 1위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업체인데 2차전지용 바인더와 테이프 사업에 진출했다. 동진쎄미켐은 탄소나노튜브(CNT) 도전재, 솔브레인은 전해액 사업 등 2차전지 소재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 들어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것은 본업 회복 기대감과 신사업 모멘텀이 함께 부각되고 있어서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올해 증시는 반도체와 2차전지가 독주하는 장세인데,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과 2차전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모두 반영되는 종목들이 있다”고 전했다.

일부 종목은 대량 매수세도 확인된다. 외국인과 기관은 최근 한 달간 동진쎄미켐 주식을 각각 717억원, 37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신성이엔지, 코윈테크 등도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가 들어왔다.

○올해부터 2차전지 실적 본격 반영

에스에프에이와 신성이엔지는 올해부터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에프에이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2030억원이다. 전년 대비 26% 늘어난 규모다. 신성이엔지의 올해 영업이익은 402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솔케미칼, 솔브레인 등은 반도체 업황 회복이 본격화하는 내년에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예상된다.

2차전지 모멘텀이 본격화한다는 점도 호재다. 한솔케미칼은 2차전지용 바인더 매출이 올해 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에프에이는 전극공정 자회사 CIS가 올해 영업이익 130억원을 내며 반도체 부문 실적 악화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성이엔지는 주요 배터리 업체들의 설비 확충에 따라 2차전지용 클린룸 수주가 급증하고 있다. 동진쎄미켐은 유럽 1위 배터리업체 노스볼트와 2차전지 소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큰손들이 지분을 매집하는 종목들도 있다. 피델리티매니지먼트는 지난달 솔브레인 지분을 8.15%까지 확대했다. 템플턴매니지먼트도 솔브레인 지분 6.81%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한솔케미칼 지분을 6.09%까지 늘렸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